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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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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업계와 정치권의 두가지 자구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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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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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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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님께서 2023-05-24 에 작성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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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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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로 인한 국민경제의 불안이 심상치가 않다. 채권시장의 한전채 쏠림으로 인한 일반기업의 자금조달 및 이자부담, 한전 적자로 인한 산업은행의 건전성 악화와 정책금융의 제약, 외환시장의 무역 적자와 환율 압박까지 한전의 적자위기가 에너지산업을 넘어 금융 및 외환부문 등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가 수년 주기로 반복되면서 증폭되고 있지만 이번에도 그 결말은 충분히 예상된다. ‘정치권의 질타에 이은 공기업의 뼈를 깎는 자구책 그리고 적자 해소에 미달하는 미미한 요금인상’이라는 매우 익숙한 시나리오다.
대규모 한전 적자로 인해 에너지업계 전반이 빈사상태에 있고 국민경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위중한 상황에서 뻔한 결말이지만 기대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정치권은 물론 우리 모두가 알고 또 경험한 바 있다. 지정학적 요인이든 탄소중립 요인이든 현 상태에서는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와 국민경제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에는 결말이 뻔한 시나리오를 넘어서는 혁신적인 개혁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업계와 정치권은 각각 다음과 같은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의 구조적인 자구책이다. 현재의 시장구조와 정책거버넌스하에서는 집권정부의 성향과 무관하게 정치권의 요금통제와 시장개입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구조를 독립적인 규제기관에 의한 자율적인 시장 및 산업체제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시장원가와 탄소비용을 요금에 제대로 반영되는 방식이 되어야 한전 적자와 국민경제적 위기 해소는 물론 탄소중립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혹시 현재의 구조를 그대로 두고 ‘진정으로 올바른 집권정부’가 들어서면 모든 것이 정상화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한다면 그 자체가 착각이고 이미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 모두가 뼈저리게 확인한 바 있다. 세계 역사에서 경쟁적인 혁신을 저해하는 통제구조하에서 에너지 공기업들이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이 탄생한 사례가 없다. 에너지 공기업 입장에서도 현재 구조를 개혁해야 정치권의 숙원사업을 떠맡거나 사후적인 뒤치다꺼리를 하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은 언제까지 자산팔이식 뼈깎기를 해야 시장원가를 받을까 말까하는 통제구조하에서 에너지산업을 끌고 갈 것인가?
차제에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 스스로가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자율적 시장체제와 공적 규제로 전환하는 것이 국민경제와 에너지산업을 위한 공공성을 강화하는 길이다. 이런 차원에서 에너지 공기업들은 요금 인상때마다 요구받는 ‘자산팔이식 뼈깎기’가 아닌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뼈대 세우기’의 자구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정치권 역시 공기업의 일방적인 뼈깎기식 대책만 강조하지 말고 전력요금 등 에너지가격에 대한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실 정치권 역시 이러한 위기를 예상하면서도 요금통제 등을 포함한 정책거버넌스를 제대로 개혁하지 않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런 정치적 요금통제를 지속하면서 경영진의 책임과 뼈깎기 자구책만 강조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물론 전력요금 문제에서 집권정부나 정치권이 부담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 동안 전력 등 에너지요금은 사실상 정부가 직접 결정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연례행사처럼 돌아오는 선거 때마다 요금인상을 주저하고 미루고 하면서 폭탄돌리기를 한 셈이다. 정치권은 언제까지 집권정부간 그리고 여야간에 에너지요금을 둘러싼 정쟁을 지속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지고 갈 것인가?
정치권도 차제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던 요금결정 거버넌스를 독립적인 규제기구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정치권은 이를 통해 요금문제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에너지산업은 물론 정치권 입장에서 바람직하다. 요금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정치적 부담만 주는 거버넌스’를 지속하기보다 요금문제 해결이 가능하면서도 ‘정치적 부담이 없는 거버넌스’로 전환하는 자구책을 마련할 시점이다.
(전기신문 월요객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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