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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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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에너지 특별법 조속히 입법화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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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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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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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님께서 2023-02-06 에 작성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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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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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위츠(H. Markowitz)’란 이름을 모르는 분들은 있겠지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분산투자 원칙을 모르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위험에 대응하는 분산투자의 ‘포트폴리오 이론’을 체계화하여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사람이 바로 마코위츠다. 마코위츠 이론이 금융투자에 관한 것이지만 에너지문제에도 종종 유익한 통찰을 제공한다.
지난 십여 년간 우리는 원전 혹은 재생에너지의 집중확대를 둘러싸고 심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하지만 전원의 3대 요소인 경제성, 환경성, 수용성을 모두 갖춘 발전원은 없다. 원전은 수용성, 화력발전은 환경성, 재생에너지는 경제성 측면에서 각각 한계를 안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부존여건이 열악하고 유사시 외국으로부터 전력수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특정 전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마코위츠의 통찰처럼 ‘전원의 분산구성’ 즉 전원 믹스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전원의 분산구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분산에너지 문제’다. 우리나라 전력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원전, 화력발전은 물론 최근 급증하고 있는 태양광 등 공급설비는 대부분 수도권에서 먼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로 인해 지역에서 발전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대규모 장거리 송전망을 지속해서 확충해 왔다. 장거리 송전망은 송전 기술상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근래 강원도 산불사례에서 보듯이 여러 가지 사고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기술 및 사고위험은 차치하고 밀양 지역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송전망 건설 자체가 심각한 사회적 갈등과 건설 불확실성을 유발한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최근 냉방에 이어 난방 및 취사도 전력으로 전환되고 있고, 전기차 보급확대로 수도권 전력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 혁명으로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가 수도권 지역에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원전이냐 재생에너지냐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정작 수급상 더 중요한 것은 송전망 문제다. 그동안 도로는 생각하지 않고 어떤 차종을 집중적으로 확대할 것인가만 놓고 논란을 벌인 셈이다.
이처럼 전원의 분산구성을 하더라도 송전망 사고나 부족은 또 다른 위험요소다. 마치 분산투자를 하더라도 주식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시장위험은 피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마코위츠의 관점에서 그 대응방안은 ‘위험자산(주식)과 무위험자산(현금, 국채) 간의 영역분산’이라면 송전망 위험의 대응방안은 ‘수급 양측의 지역분산’이다. 즉 전력요금을 지역별로 차등하거나 수도권에 위치할 발전설비에 추가수익을 제공하는 경제적 유인과 함께 수도권의 대규모 수요처 증설을 규제하거나 자가발전 의무를 부여하는 규제 조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지역분산은 송전망 건설의 최소화는 물론 송전망 사고 시 전국 정전으로의 확산 위험을 줄이고, 각 지역에 적합한 수요절약이나 분산형 전원과 같은 에너지 신산업도 촉진한다.
최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정쟁으로 입법이 지연된 것과 달리 지금은 새 정부 들어 여야 간 협의로 진행되고 있어 바람직하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정 정당의 독주보다는 정당 간 합의에 따른 입법이 정책 갈등이나 위험을 줄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마코위츠 이론은 금융투자나 에너지문제를 넘어 정치학적 통찰까지 시사하는 듯하다. 모쪼록 특별법이 여야합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입법화되기를 기대한다.
(파이낸셜 뉴스 202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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