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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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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광개토대왕이 중국의 북경부근까지 다스렸을까? |
조회 |
2,4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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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님께서 2009-12-02 에 작성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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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파일 |
 087덕흥리고분하례도.jpg (Download:6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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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7덕흥리고분하례도.jpg (Download:606회)
제목 없음.JPG (Download:6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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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이 중국의 북경부근까지 다스렸을까?>
고구려사의 범주에는 넓은 만주 벌판이 포함된다. 사실 만주 땅하면 광개토대왕의 말발굽소리가 연상되지 않는가?. 고구려는 넓은 영토와 강한 군사력을 가졌던 역사로서 인식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그 땅을 추억의 땅으로서 기억하고 있다. 고구려가 한때 중국의 북경지역 부근까지 지배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고고학 자료 한 가지를 소개한다.
대동강 하류인 남포시에서 지난 1976년 배수로 공사 중에 고분 1기가 발견되었다. 무덤안에서 다양한 그림이 확인되었다. 벽면에는 주로 무덤주인이 생활하던 현실세계의 다양한 모습이, 천장부에는 하늘세계의 모습들이 표현되었다. 자세한 설명문과 함께 그려진 별자리, 신선세계의 다양한 모습들에서 고구려인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적 재능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견우(牽牛)와 직녀(織女)의 애절한 사랑이 표현된 칠월칠석의 이야기는 우리의 호기심과 감성을 자극시킨다. 또한 말을 타고 활 쏘는 경기에다가 마사희(馬射戱)라는 설명문을 붙였는데, 재미있는 것은 오늘날 일본에서 신사(神社)의 의식으로서 진행되는 경기 중에서 이 모습이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색동옷에 주름치마를 입은 여인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이 무덤의 이름은 덕흥리 벽화무덤이다. 당시 고구려 사람들의 사상과 문화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여러 가지 내용의 그림과 해설하는 글자가 있는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당시 고구려가 북경부근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는 해석을 하기에 충분한 내용의 글과 그림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무덤은 발견되자마자 한ㆍ중ㆍ일 학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내용을 한두 가지 소개하자면 주인공의 국적문제와 고구려가 북경이동 지역까지 어떻게 영역을 확장하여 지배했을까 하는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를 검토하기위해 벽화의 내용을 알아보자. 북쪽 벽면에는 주인공의 형상을 그렸고, 서쪽벽면에는 주인공을 향해 공손하게 예를 표하는 부하들의 그림이 벽면의 상하 2단에 걸쳐 그려졌다. 주인공의 상단부에는 그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설명문이 있는데, 그의 평생 이력을 기록했기에 묘지문이라고 하겠다. 묘지문에는 주인공의 성명, 출신지, 관직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었다. 그에 따르면 주인공의 이름은 진(鎭)이다. 그는 유주자사라는 오늘날 도지사에 해당되는 고위관직을 역임했던 것으로 기록하였다. 그는 영락 18년 즉 서기 408년에 77세를 일기로 하여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여기서 영락(永樂)이란 용어는 고구려 광개토왕이 제정한 연호였기에 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광개토왕릉비』에 영락태왕이라는 기록은 있었지만, 그것이 연호로서 사용되었음이 이 무덤에서 처음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또 ‘국소대형(國小大兄)’이란 고구려의 독특한 관직이 기록되었기에 주인공이 광개토대왕의 부하였음이 자연스럽게 확인되었다. 이처럼 고고학 자료와 문헌사료가 서로 만나는 것은 희귀한 사례에 속한다. 비슷한 사례로 우리는 지난 1971년 공주 무령왕릉 안에서 발견된 지석에 쓰여진 ‘영동대장군백제사마왕’이라는 글자를 통해 『삼국사기』『일본서기』등의 문헌사료와 만났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고구려가 광개토왕대 북경부근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는 근거있는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한편 주인공을 마주보고 있는 부하는 군(郡)단위 행정구역의 책임자들이다. 모두 13개 군의 책임자(오늘날 군수에 해당)인데, 요서태수, 요동태수를 비롯하여 그 명칭을 일일이 기록하였다. 이처럼 주인공과 13개 군의 행정책임자가 마주 바라보는 구도는 신분상 이들이 서로 상하관계임을 나타낸다.
먼저 주인공의 국적문제가 제기되었다. 주인공의 출신지로 기록된 “신도현(信都縣)”의 해석여하에 따라 그를 중국인 또는 고구려인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신도현이란 지명이 고구려지역 또는 중국지역에 소재하느냐 하는 문제가 학자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이 문제를 놓고서 북한 학자들은 “신도현”이 오늘날의 평북 운전(雲田)·박천(博川)지역 일대에 해당한다고 파악함으로서 주인공을 고구려인이라고 해석한다. 반면에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학자들은 “신도현”이 중국에 있는 지명이라고 파악하여 그를 중국인 즉 중국인 망명객으로서 해석하고 있다. 국적문제는 오늘날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국적이 어떻게 파악되든지 간에 그는 고구려의 남쪽 깊숙한 지역에서 광개토왕의 부하로서 활약한 인물임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하겠다.
보다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문제는 고구려 광개토왕이 과연 중국의 북경지역까지 영역을 넓혔을까? 만일 이 지역을 차지했다면 어떻게 다스렸을까? 하는 문제들이다. 벽화에 나타난 정보를 있는 그대로 신뢰한다면 고구려의 엄청난 영역확장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주인공(鎭)의 부하로 나타난 13개 군의 위치를 지도에 표기해보면, 오늘날 북경동쪽으로부터 만주지방을 포괄하는 넓은 지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글과 그림을 통해 주인공이 다스리는 행정구역을 나타내려고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놓고 학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그림이 문헌사료에 기록된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도 부합되느냐 하는 여부문제를 놓고 학자들은 견해를 달리한다.
고구려시대 고구려인들이 만든 그림을 놓고서 1,6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가 그때의 진실에 대한 논란을 벌이는 중이다. 넓은 평야지대의 구릉위에 누워있는 무덤의 주인공은 이러한 논란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이 무덤에서 서쪽방향으로 2km 지점에는 강서대묘로 유명한 삼묘리 고분군이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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